2021-09-26 / Round 15: 러시아 그랑프리 - 혼란에 대처하는 태도
한 주 늦은 잡담, 이번에는 소치 차례입니다. ^^; 매번 제때제때 두드려놓아야지 하면서도 일감들 먼저 챙기다 보니 취미 쪽은 종종 늦어지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었네요. 지금쯤 결과는 다들 아실 거고 -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과정 쪽에 좀더 집중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마침 주말 내내 세션들 지켜보며 트위터에서 수다 떨거나 따로 메모해 두었던 것들도 있고 하니.
지도와 기록지들부터 살펴보면서 이야기하기로 해요.
보시다시피 턴1이 사실상 코너가 아니어서 실질적인 '첫 코너' 역할을 하는 곳이 턴2다 보니 폴 포지션에서 출발하는 드라이버보다 p2에서 출발하는 드라이버가 더 유리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고저차가 크지 않고 - 누구 말로는 에스테반 오콘 키(186cm)하고 비슷할 거라던가요 - 스트릿 서킷마냥 코너와 배리어 사이에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곳이 많다 보니, 코스 벗어나거나 스핀했다간 그대로 끝나 버릴 수도 있는 곳이어서 주의가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어째 날씨가 불안했던 가운데, 토요일 비 예보가 있었어서인지 금요일부터 다들 바빴습니다. 올해 벨기에 GP가 남긴 트라우마-비스무리라 해야 할까요. 팀 사람들도 바쁘고 지켜보는 저 같은 사람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서킷은 트랙 몇몇 군데를 보수한 것 외에는 큰 변경점 없이 비슷합니다(포장한 지 거의 십 년 된 곳이기는 해요). 트랙 리밋도 마찬가지.
레드불 레이싱의 막스 베르스타펜은 지난 이탈리아 그랑프리 L26 사고로 3그리드 페널티가 확정된 상황이었습니다만 겸사겸사(?) 엔진을 교체한단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4개째를 얹으면서 그리드 페널티를 무마하는 - 어차피 맨 뒤로 가게 되니까요 - 전략적 선택이라면 전략적 선택인데, 보면서 떨떠름해지는 건 어쩔 수 없지요. 그밖에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도 엔진 교체를 결정하면서 주말 시작부터 그리드 뒷쪽이 재밌어질 분위기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유사-리버스 그리드 된 주말이기도 했네요.
소치니까 메르세데스, 같은 말이 나올 법도 한 게 소치 오토드롬은 2014시즌 러시아 GP가 다시 캘린더에 들어온 이래 메르세데스가 우승을 놓친 적이 없는 곳입니다. V6 터보 하이브리드 도입 이후 메르세데스야 늘 톱 팀 자리에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무패 행진을 이어 간 곳은 드물지요. 여하간 이 주말에도 메르세데스들은 FP1부터 빨랐는데 - 특히 발테리 보타스가 그랬어요. 보타스는 소치 스페셜리스트라 불러도 좋을 만한 드라이버이기도 합니다. 톱 팀 드라이버라면 다른 데보다 왠지 더 잘 하는 서킷 하나쯤은 있는데, 보타스에겐 그게 여기란 느낌. 윌리엄스 있던 2014시즌에도 막판에 다른 차에 치이지만 않았어도 포디움 갈 만 한 레이스를 보여 주었었죠. 연습주행 첫 세션은 체커드 플랙 이후 개러지 복귀하다가 맥라렌의 란도 노리스가 차를 살짝 해먹은 것 빼고는 별 일 없이(?) 메르세데스 1-2로 마무리. 그래도 RBR과 기록 차이가 크지 않았어서 메르세데스 입장에서 마냥 쉽지만은 않아 보였어요.
날씨 맑을 때 달려 두자는 생각이었는지 FP2 초반부터 소프트, 미디움, 하드 타이어 섞여 나오는 진풍경을 보았습니다. 다들 벨기에 후 스트레스 증후군 생길 만 하긴 했지요. RBR의 베르스타펜은 예상대로(?) 새 엔진 얹는 걸 확정. 소프트와 미디움이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세션 초반 페라리의 르클레르가 p1 기록, 오랜만에 리더보드 맨 위에서 페라리 드라이버 이름을 보았습니다.
세션 진행되면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들이 다시 리더보드 위로 올라간 한편 알파타우리의 피에르 가슬리가 청년가장적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p3(p1 +0.252). 중반쯤에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튼이 피트인하다 오버슛하는 바람에 프론트 잭을 맡는 미캐닉을 살짝 치었는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 외엔 무난하게 세션 흘러가다 후반에 알파 로메오의 안토니오 지오비나치가 턴8에서 크래시하면서 레드 플랙. 리어 윙을 바람개비마냥 빙빙 돌리며 돌아오는 풍경을 다 봅니다... 어째 이 주말은 조용히 지나가나 했습니다만. 15분쯤 남기고 레드 플랙 해제, 그리드 절반쯤은 바쁘게 다시 트랙으로 나왔는데요. 막판에 여기저기서 코스 이탈하는 드라이버에 휠 록 겪는 드라이버에.... 가슬리는 턴2에서 소시지 밟고 프론트 윙을 두고 오질 않나. 플로어 손상도 좀 있었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앞서 기록을 내어 놓은 게 있어서 p3 유지합니다. FP2 체커드 플랙.
금요일까지를 보니 RBR은 100% 모드가 아니었던 것 같아서, 메르세데스들이 빠르긴 해도 확실한 우위를 가진 것 같진 않아 보였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보기엔 이 시점 트랙에서 제일 빠른 차 들고 있는 쪽은 RBR의 베르스타펜이어서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FP3 세션 취소. 날씨가 나아지지 않으면 2019시즌 일본 그랑프리 때처럼 일요일 오전에 퀄리파잉, 오후에 레이스 치르는 것도 고려해보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다행히 제 때 날이 좀 개었어요. 그나저나 F2 패독 쪽은 왜 그렇게까지 침수 문제가 심했는지. 소치 오토드롬 아무래도 배수 문제가 있던 모양입니다.
그럭저럭 날씨가 달릴 만해져서 퀄리파잉 세션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온 14.1도, 트랙 17도, 습도 75%쯤에 바람 좀 부는 날씨 속에 Q1 그린 라이트. 바닥이 여전히 젖어 있긴 했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는다고 하니 중간에 더 오지만 않는다면 노면 상태는 점점 나아질 것 같았고요. 알파타우리들이 인터미디엇으로 가장 먼저 트랙에. 의외로 알핀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풀 웻으로 세션을 시작했어요. 물보라가 생각보다 좀 더 카메라에 잡히는 걸 감안하면 드라이버 시야도 썩 좋진 않겠더라고요. 알파타우리의 가슬리가 1분 51초 519로 일단 p1. 그렇지만 곧 깨지겠는걸 - 이라고 생각했으나 사인스가 1분 52초 008, 의외로 p2에 그쳤고, 섹터 패스티스트들 계속 바뀌면서 세션이 꽤 재밌게 돌아갔습니다. 11분 남은 상황까지 RBR의 베르스타펜은 기록이 없었고요. 풀 웻인 알론소는 1분 58초대. 중반에 알파 로메오의 지오비나치가 스핀하면서 페라리의 르클레르하고 부딪힐 뻔 했는데 꽤 위험했어요. 잠시 옐로, 곧 해제. 그 사이 메르세데스에서는 해밀튼이 보타스를 1.163초 앞서면서 1-2. 베르스타펜은 아예 Q1도 제대로 안 치르고 새 엔진 아끼려나 싶었어요. 엔진 페널티가 있으니 어차피 그리드 끝이라지만 그래도 보기 떨떠름하긴 하더라고요. 맥라렌의 노리스가 턴18 지나면서 차 뒷부분이 눈에 띄게 흔들렸지만 잘 살려서 p5로 들어왔고 리카도도 p9. 비 온 날이라 그런지 아슬아슬했지요. Q1 5분 남기고 윌리엄스의 니콜라스 라티피가 p6 기록하기도. 2분여를 남기고 메르세데스의 보타스가 그린-퍼플-퍼플로 다시 p1, 1분 46초 396. 해밀튼은 세션 끝까지 꾹꾹 밟을 모양인지 섹터 1 퍼플을 다시 가져갑니다. 윌리엄스의 조지 러셀은 아슬아슬 p15, Q1 체커드 플랙, 하스의 믹 슈마허는 Q2 진출하기엔 모자란 기록을 냅니다. 해밀튼 퍼플-퍼플-옐로, 1분 45초 992로 혼자 1분 45초대. 보타스 +0.404 p2로 메르세데스 1-2 마무리. 하지만 Q1이지요. Q2 진출 컷은 Q1 p1 +2.862초. 웻 컨디션 영향이 상당하긴 했네요.
똑같이 엔진 교체 페널티 안고 있어도 꾹꾹 밟는 르클레르와 됐어 안 해 모드의 베르스타펜 차이가 흥미로웠습니다. 후자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더 엔진 마일리지 아끼고 싶긴 하겠죠. 그래도 그 둘의 차이를 보면 뭔가 묘한 기분이 되기는 합니다. 웻 컨디션이어서 107% 룰 적용 예외라지만, 윌리엄스의 라티피도 새 엔진 얹은 상황이어서 더?
Q2까지도 다들 인터미디엇 분위기. 이 때까지만 해도 과연 오늘 슬릭 타이어를 사용할 용감한 자가 존재할까 싶었는데 그 결과는 십몇 분 후에 보게 됩니다. :)
세션 초반부터 메르세데스의 보타스가 침착하게 소치 스페셜리스트의 명성에 걸맞은 드라이빙을 선보였습니다. Q2 첫 기록 1분 45초 506 p1. 해밀튼 -0.590. 아까 Q1 최고기록이 1분 45초 992였으니까 보타스가 그거보다 한 0.4초쯤 더 당겼던 셈이죠. 이어 해밀튼이 1분 45초 406, 0.100(!)초차로 p1 가져가면서 세꼭지별의 리더보드 맨 윗자리 주거니받거니를 오랜만에 보았는데요, 그럴 만도 한 것이 올 시즌은 외양간 차가 워낙 잘 나온데다 그 집 드라이버들도 빨랐잖아요. 하지만 레이스 원투피니시 기록은 소치 시점까지도 맥라렌뿐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지점. :)
Q2 체커드 플랙까지 3분여를 남긴 가운데 엔진 페널티가 있는 윌리엄스의 라티피도 다시 트랙으로 나왔습니다. 외양간 작은집 청년 가장 가슬리는 그립 부재로 내내 불만 토로 중. Q2 체커드 플랙, 알핀의 에스테반 오콘은 팀메이트인 알론소만큼은 올라가겠지 싶었는데 알론소(p7)를 앞서 p5 마무리. 맥라렌의 리카도는 이번에도 차째로 리더보드에서 턱걸이하는 듯한 면모를 보여 주었는데 보는 저의 심혈관계 건강에 좋지 않으니 자제해 주었으면 싶습니다. 1분 46초 361로 p7, 한 칸 밀려서 p8, 그래도 Q3 진출했으니 다행이지요. 아스톤 마틴의 제바스티안 베텔이 0.052초 차로 Q3 진출 실패한 한편으로 알핀의 알론소가 막판 뒤집기(?)로 p3까지 올라갑니다. 르노 주니어들의 데뷔가 이렇게 또 미뤄지겠네요. Q3 진출 컷은 p1 +1.622초.
Q3 시작, Q1 초반에 비해 아주 조금 더 갠 것 빼고는 날씨에 큰 차이는 없어 보였습니다. 어떨지 모르니까 다들 세션 시작하자마자 모두모두 인터미디엇으로 시작. 윌리엄스의 조지 러셀이 슬릭 운을 띄운 가운데 첫 기록은 일단 인터미디엇으로 메르세데스의 보타스가 1분 44초 710, 해밀튼 1분 44초 050, 스트롤 1분 45초 415. 여기서 노리스가 1분 44초 706 p2 ..... 시간 6분쯤 남은 상황에 윌리엄스의 러셀이 제일 먼저 피트인해서 소프트 타이어를 시도합니다. 그립 없어 완전 도박처럼 보였는데 스트롤과 알론소를 비롯해 다른 드라이버들이 피트인하기 시작했어요. 남은 시간 4분 40초쯤. 페라리와 맥라렌도 드라이버들을 불러들여 소프트로 갈아신긴 이상 메르세데스까지도 핏해야 하는 상황. 3분 50초쯤을 남기고 윌리엄스의 러셀이 플라잉 랩을 시작합니다. 섹터 1 기록이 어정쩡해 윌리엄스로는 무리인가 싶었는데, 해밀튼이 타이어 교체하러 들어가는 길에 프론트 윙 손상을 겪는 바람에 노즈 교체로 메르세데스들의 핏스톱이 지연됩니다. 2분 30초쯤 남기고 해밀튼도 다시 트랙으로. 한 랩 달려 볼 시간은 간신히 되고 소프트 기록들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하지 않은 상황. 퀄리파잉 세션 체커드 플랙. 윌리엄스의 러셀이 한 랩 먼저 들어가 타이어 온도를 올린 보람이 있는지 기록을 당기는 데 성공했지요. 맥라렌의 노리스가 폴을, 페라리의 사인스가 p2를 가져가면서 메르세데스들은 내내 강점을 보여 온 소치에서 p4, p7을 기록합니다. 맥라렌 입장에서는 2012시즌 브라질 그랑프리 이후 첫 폴 포지션 기록(그러고보니 인터라고스 2012 때 맥라렌에 폴 가져온 드라이버도 해밀튼이었군요).
비 오는 날은 정말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날씨 이상할 때 타이어 선택 기막히게 잘 하던 젠슨 버튼이 윌리엄스의 어드바이저로 간 영향(?)이기라도 한 것인지 윌리엄스의 러셀이 좋은 판단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 입장에서는 몹시 아쉬웠겠지만요. Q3 시작하자마자 보타스와 해밀튼이 순서대로 나가다시피 했었고 윌리엄스의 러셀은 좀 뒤에 있었는데, 러셀이 나오자마자 슬릭 제안을 했고 - 메르세데스 입장에서는 불러들이려 해도 상대적으로 한 바퀴를 더 돌고 들어왔어야 했을 상황이었어서. 소프트로 제대로 페이스 낸 드라이버들이 노리스, 사인스, 러셀뿐이다시피 했던 걸 감안하면 다른 드라이버들보다 먼저 들어가기로 한 러셀(과 윌리엄스 피트월)의 판단이 그만큼 적절했던 셈입니다. 그 소프트 타이어 도박 상황에 p2와는 0.517초, p3와는 0.990초 차로 앞선 노리스의 드라이빙도 좋았고요.
맥라렌의 노리스는 데뷔 후 53그랑프리째에 첫 폴 포지션을 기록했습니다. RBR의 베르스타펜이 2015시즌 토로로쏘에서 데뷔 + 2016시즌 중간(스페인 GP)에 RBR 승격을 하고도 2019시즌 헝가리 GP에서야 첫 폴을 기록했었고, 페라리의 르클레르는 2018시즌 자우버 풀 시즌 이후 2019시즌 페라리 승격(?)하자마자 그 해 2라운드였던 바레인 GP에서 폴 땄으니까 23GP째쯤에 딴 셈인데요. 차 성능이나 다른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면 노리스도 상당한 기록이라 할 수 있겠어요. 올해 스파프랑코샹에서 보여 준 러셀 윌리엄스로 p2 기록 혹은 그 이상? 일각에서는 스파프랑코샹 때 가져갔어야 했을 폴 포지션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저는 맡겨 놓은 포지션이나 포디움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그 벨기에GP에서는 안 다친 것만 해도 그 주말의 행운을 다 가져간 거죠. 그나저나 레이스 엔지니어의 '내 드라이버에 대한 자부심 모드' 스위치 온 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 너무 웃기고, 좋아합니다.
그나저나 정말, '기준'이라는 게 있긴 있는 것 같지요. 세꼭지별의 디펜딩 챔프는 두번째줄 스타트 하게 되면 퀄리파잉 망했다 무슨 일 있었냐 소리 듣는 것이라거나, 그 팀메이트도 마찬가지로 한 소리 듣는 것이라거나. 그렇게 꾸준히 Q3 진출하기도 힘들어요. 뭐 그래도 메르세데스 입장에선 여기서 어떻게든 이루어내야 컨스트럭터스 챔피언 일곱 번 연속으로(!)한 집답구나 싶긴 하겠더라고요. 내내 기록 잘 당기다가 막판에 살짝 삐끗해 순위 미끄러지는 것도 드물지 않은데, 어떤 집에서 벌어지면 '세상에 이런 일이'고 어떤 집에서 벌어지면 '쳇 아쉽네'고, 그런 것이죠. 기대치의 차이에서 나오는 반응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이스 당일인 일요일, 메르세데스에서는 보타스 차에 새 엔진을 얹기로 결정합니다. p7에서 p17 되는 거니까 새 엔진 얹는 것치고는 페널티가 적은 셈이긴 했는데요, 그런데 몬차에서 새 것 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벌써 또? 싶기는 했어요. RBR에서 잔드보르트 때 페레스 차에 새 엔진 얹고 날아다닌 거 감안하면 베르스타펜 차에 얹은 새 것도 상당할 텐데, 페널티 확정이라고 퀄리파잉 세션을 제대로 안 치르는 바람에 어느 정도 퍼포먼스 낼지 못 보긴 했지만 맨 끝 그리드 출발을 감내할 만큼은 될 거라는 예상은 할 수 있엇죠. 새 것 얹고 퀄리파잉 치른 집들 - 페라리의 르클레르라거나 윌리엄스의 라티피라거나 - 감안하면 더 그랬고요.
챔피언십 경쟁 측면에서도 어차피 베르스타펜 페널티 있는 김에(?) RBR에서 새 것을 얹은 거니까, 남은 GP들 고려하면 메르세데스에서도 여기서 새 걸 얹는 쪽이 유리해 뵈긴 합니다. 게다가 알파 로메오의 지오비나치가 기어박스를 교체하면서 보타스는 p16으로. 평소같았으면 적어도 15그리드쯤 될 페널티를 9그리드로 해결하는 셈이니 완전 페널티 파격 세일 찬스였던 셈이긴 해요. 그래도 보타스가 소치에서 워낙 잘 하는 드라이버다보니 여전히 선뜻 이해는 안 되는 부분이 남았지만요. 소치는 웬만하면 1스톱 레이스니까요. 네, "웬만하면".
전날 퀄리파잉 세션 때 웻 컨디션이었던 바람에 타이어 선택이 자유로웠습니다. 상위권은 대체로 미디움이었던 분위기. L0/53 포메이션 랩에서 RBR의 베르스타펜 차 에너지 회수 문제 얘기가 잠시 나왔지만 다행히 금방 해결된 것 같았고요. 그나저나 최근 이렇게까지 긴장하면서 스타트를 본 적이 있나 싶었네요... 알핀의 알론소는 역시나 명불허전. 폴 시터에게 쉽지 않은 소치답게 슬립스트림을 잘 이용한 사인스가 첫 랩에서부터 노리스를 리드합니다. 아스톤 마틴의 랜스 스트롤도 스타트 좋았고요 그나저나 페라리의 르클레르, p19 스타트에 L2/53 벌써 p12까지. 스타트에서 비교적 안전한 쪽을 선택한 해밀튼은 극초반 p7까지 밀렸습니다. 알론소 - 해밀튼 휠투휠 초반 배틀은 보기 재미있긴 했는데 너무 긴장되더라고요.
L3/53 DRS 활성화 이후에도 윌리엄스의 러셀이 생각외로 좋은 방어를 보여 주었습니다. 메르세데스의 보타스는 후방에서 차분한 퍼플 기록. L5/53 페라리의 르클레르는 아스톤 마틴의 베텔 상대로 DRS 범위까지 올라와 p11-12에서 경쟁하고 있었고요. 상위권 여섯 대 중 다섯 대가 메르세데스 파워 유닛을 사용하는 차들인, 예상은 가는데 RBR-혼다 계열의 우세가 이어지는 올 시즌에선 드문(?)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앞차가 맥라렌의 리카도다 보니 메르세데스의 해밀튼에게도 쉽진 않아 보였는데, 다행인지 알핀의 알론소 뒤로 또 줄줄이 막혀 있어서 빡센 초반... 페라리의 사인스가 맥라렌의 노리스 상대로 2초대 리드, L6/53까지도 윌리엄스의 러셀이 아스톤 마틴의 스트롤을 잘 막고 있었습니다. 한편 L7/53에서 RBR의 베르스타펜이 메르세데스의 보타스를 추월합니다. 큰 순간이었죠. 보타스가 너무 쉽게 자리 내 준 감이 있는데 ... 의도라기보다는 실수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너무 쉽게 자리를 내주는 바람에.
이어 베르스타펜이 알파타우리의 가슬리를 추월하면서 p13까지. L9/53 러셀은 버티고, 노리스는 DRS 범위까지 사인스를 따라잡았으며, L10/53 p12-13이지만 르클레르 vs 베르스타펜을 보나 했는데 르클레르도 생각보다 너무 쉽게 베르스타펜에 추월당하고 맙니다. 러셀이 이 시점까지도 p3 유지하는 바람에 간만에 p1-2에서 페라리와 맥라렌의 대결이 이어졌어요. 노리스한테 추월당하면 사인스가 핏스톱 가져갔구나, 하는 예상 속에 맥라렌에서는 노리스 페이스를 조정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맥라렌 뭔가 이번 시즌 위닝 카까진 아니어도 뒤로 더티 에어는 제대로 날리는 차를 만든 것 같지요. L13/53 아스톤 마틴의 스트롤이 핏스톱하면서 하드 타이어로 교체, 보타스 뒤로 나옵니다. 그리고 턴12에서는 노리스가 사인스를 추월하면서 p1. 겸사겸사 패스티스트 랩도 기록하고요. 예상대로(?) L15/53 사인스가 핏스톱 가져갔고, 보타스가 생각 외로 가슬리 뒤에 오랫동안 잡혀 있었는데 어떻게든 해 낼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어요.
리카도가 뒷차인 해밀튼을 안정적으로 막아주고 있고 그 사이 레이스 리더인 노리스가 밟는다 ... 이것 2주 전에 본 상황에서 역할만 바꾼 것 같았지요. L20/53 베르스타펜이 알론소 뒤까지 바짝 추격해 올라옵니다. 과연 알론소가 베르스타펜을 막을지? 해묵은 감정이 앞설지 당장의 레이스가 우선일지 궁금해지던 한편, L21/53 해밀튼이 피트월에 언더컷 제안을 합니다. 의외로 L23/53에서 리카도가 먼저 핏스톱을 가져가는데 - 이렇게 되면 해밀튼은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죠 - 메르세데스에서 맥라렌 쪽의 핏스톱 준비를 파악하고 작전 변경을 했던 것인지도요. 느린 핏스톱으로 리카도가 상당히 손해를 보았습니다. 나오자마자 곧바로 섹터 2 퍼플 기록하긴 했지만 휴먼 에러의 아쉬움이 컸어요. 클린 에어를 만난 해밀튼이 패스티스트 랩. 1분 39초 908, 이어 리카도가 L25/53에서 1분 39초 124 찍으며 패스티스트 랩을 가져갔지만 24랩짜리 미디움으로도 FL 기록을 낼 만큼 해밀튼이 페이스를 바짝 올린 상황이었습니다. 노리스는 들어갔다 나와도 포지션 손해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말끔하게 레이스를 리드하고 있었는데 - 여기서 해밀튼이 먼저 핏. L27/53 마찬가지로 베르스타펜도 핏스톱을 가져갑니다. 복귀 위치가 재미있는데 해밀튼은 스트롤 뒤, 베르스타펜은 리카도 뒤의 러셀 뒤. 물론 베르스타펜 쪽이 미디움 타이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정말 알 수 없어졌지만요. 노리스는 더 버틸 것 같았는데 L28/53 핏, 르클레르 뒤로 나왔습니다. 그 사이 해밀튼은 무서운 페이스로 p5까지 올라와 L30/53 상황엔 노리스까지 7.842초 차이였던 상황. 이게 몬차에서 볼 뻔 했던 메르세데스의 하드 페이스였나 싶었어요. 이 시점 p1, 2, 3 전부 핏스톱 전이기 때문에(순서대로 페레스 알론소 르클레르) 노리스랑 해밀튼 싸움이 포인트. 같은 하드 타이어인데다 교체 시점도 비슷비슷해서 - 해밀튼이 두 랩 먼저 바꾸긴 했습니다 - 한층 더 아슬아슬했네요. L34/53 갭은 5초대 중반까지.
L35/53 르클레르가 여기서 해밀튼을 막는다고 딱히 이득 될 것도 없어 보였는데 페라리에선 해밀튼에 추월당할 때까지 핏스톱 지시가 없어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L36/53 르클레르 핏, 4.8초 느린 핏스톱으로 순위가 밀립니다. 타이어 조각모음이라도 하려는 듯 달리던 페레스와 알론소도 L37/53에서야 들어갑니다. 이제 핏스톱 할 드라이버들 다 했나? 싶은데 지오비나치가 아직 버티고 있었더라고요. 그나저나 페레스 핏스톱 8.9초... 핏스톱 잘 하기로 이름난 RBR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한편 해밀튼은 이제 노리스까지 2.493초. 1분 37초 423으로 노리스가 패스티스트 랩 기록하면서, 여차하면 해밀튼한테 추월당해도 포디움 확보하고 '플랜 F' 해도 될 만큼의 갭을 기록합니다.
리카도가 조금만 더 달려 주면 맥라렌 더블 포디움도 가능해 보이던 시점, L42/53 르클레르의 레이스엔지니어가 비 예보를 리포트합니다. 체커드 플랙까지는 이제 10랩. 커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드라이버와 커리어 100승째에 도전하는 드라이버의 경쟁은 계속됐고, 두 차 간격은 1.337초 ... 0.974초 ... 1.020초를 오가는 사이 L44/53 보타스의 레이스엔지니어도 비 예보를 전했어요. 윌리엄스의 러셀도 팀 라디오로 턴10 부근 빗방울 이야기를 했고요. 턴5-6 구간이 미끄러워 위험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L46/53 중계 화면에는 주섬주섬 비옷을 챙겨 입으며 우산을 꺼내는 관중들이 보였습니다. 노리스와 해밀튼 둘 다 인터미디엇 타이어로 교체해도 포디움은 갈 수 있을 만큼 다른 차들 상대로 간격을 벌어 두어서 더 문제였지요. 누구도 p1 포기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 와중에 L47/53 차 간격은 0.619초까지.
비가 더 오기 시작했는지 옐로 플랙이 깜빡거리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실수하는 드라이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죠. L48/53 과연 이 상황에 핏스톱을 가져갈 드라이버가 있을까 싶었던 때 러셀, 보타스를 비롯한 몇몇이 피트인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노리스와 해밀튼은 우승이 걸려 있는 만큼 지옥같은 눈치 싸움 ... 해밀튼에게 들어오라는 팀라디오가 전해졌습니다만 계속해서 달립니다. 노리스 쪽도 패닉 직전이었는지 팀라디오로 험한 말 하며 버티더라고요. L49/53 알론소 그 사이 p4까지, 베르스타펜도 인터미디엇으로. 노리스는 핏스톱을 거부하는 가운데 - 혼돈 속에 해밀튼 핏 결정!
L50/53 하드/미디움 대비 인터미디엇이 한 랩만에 인터벌 3초가 줄어드는 수준인데 버틸 수 있을지. L51/53 이제 중계 화면에도 달리는 차 뒤로 물보라 이는 모습이 대놓고 보이기 시작합니다. 좀전까지 14초대였던 노리스-해밀튼 인터벌이 순식간에 8초에서 1.742초까지 좁혀집니다. L51/53 해밀튼 레이스 리드! 노리스가 코스아웃하면서 배리어에 크래시할 뻔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차를 살렸고, 그간 벌어 둔 인터벌이 있어 p2는 유지합니다만 이젠 체커드 플랙 받을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 베르스타펜이 p3까지. 그 자리에서 욕심 부리지 않기 어려웠던 걸 이해하는데, 역시 경험에 바탕한 멘탈 관리가 이래서 중요하구나 싶었어요. L52/53 해밀튼 41초대 리드. 보타스도 p5까지 올라옵니다. 노리스는 이제 핏스톱하면 포디움이 날아갈 상황, 그러나 이 때 들어가지 않으면 체커드를 받기 어려울 판이어서 핏스톱을 결정, 인터미디엇 타이어로 교체하고 p7으로 복귀합니다. 욕심의 대가는 썼죠. 그래도 팀이 끝까지 드라이버를 믿어 주려고 한 건 좋았습니다. 안 들어오겠다는 드라이버를 억지로 잡아서 들어오게 할 수도 없긴 하고요. 아쉽긴 하지만. 뒤늦게 인터미디엇 교체한 드라이버 중 하나인 르클레르도 p14. 페라리에서도 르클레르 불러들이기 너무 아쉽긴 했겠다만은, 그에 비하면 RBR의 인터미디엇 타이밍이 좋았죠. 파이널 랩. p1-p2 인터벌은 실버스톤 2008급으로 벌어집니다.
체커드 플랙, 해밀튼이 커리어 100승째를 기록합니다. 포디움은 해밀튼, 베르스타펜, 사인스. 이게 이렇게 되네요. 메르세데스에서는 미캐닉 Tom Mason이 팀 트로피를 받으러 함께 포디움에 오릅니다. 해밀튼네 레이스엔지니어인 피터 "보노" 보닝턴이 갈 줄 알았는데 의외예요? 레이스 끝나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도로 날이 개었습니다. 대 환장 그랑프리 아니랄까봐...
그나저나 메르세데스의 해밀튼은 정말로 이걸 하네요. 막판 인터미디엇 안 들어가고 버텼다가 - 다음 랩에 판단 바꾸고 피트인하지 않았다면 해밀튼 쪽도 어떻게 될지 몰랐을 걸요. 피트월의 데이터와 드라이버의 경험 그리고 판단이 잘 맞아떨어진 마무리였습니다. 해밀튼은 자기 판단을 한 랩만에 정정해 가며(그거 끽해야 1분 언저리인데 말이지요) 차갑고 길게 보며 레이스 운영하는 드라이버가 되었네요. 과연 세 자릿수 승수를 쌓은 최초의 드라이버이자 디펜딩 챔프답다 해야 하나.
비가 안 왔어도 해밀튼이 노리스 추월하고 p1 갔을 거 같긴 하거든요? 그런데 비구름이 그렇게 갑자기 막판에 그런 변수를 제공할 줄은. 맥라렌 여러모로 아쉬웠는데, 막판 열 랩 상황은 둘 다 포인트 피니시 무사히 성공한 게 어디냐 싶은 수준이었으니 말을 아낍니다. 노리스 입장에서야 F1에서 폴 포지션도 레이스 리드 그렇게 길게 해 본 것도 처음이었던 데다, 그 해밀튼이 DRS 범위에서 쫒아오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싶습니다. 수업료 세게 치렀네요. 크래시 없이 무사히 포인트권에서 체커드 플랙 받은 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그래도 패스티스트 랩은 챙겼으니까요.
이하는 팀별 감상(?)입니다. 트위터에 끄적였던 걸 갈무리했어요.
메르세데스: 현 시점 최대 경쟁자인 RBR과 비교해 올 시즌 이렇다할 메이저 업데이트도 없다시피해(실버스톤에서 한 번 있었나), 판단 얼레벌레 잦아, 여러모로 디펜딩 컨챔이라는 사실에 의문 제기하고 싶은 운영 잦았던 팀입니다만 역시 꾸준히 해 온 집의 저력이라는 게 있긴 있습니다. 막판 적절한 판단으로 보타스 p5까지 올린 것도 그렇고. 재밌는 건 앞서도 이야기했다시피 해밀튼이 처음에는 인터미디엇 콜을 무시했다가 바로 다음 랩에 마음 바꿔 들어간 건데, 이게 레이스 결과를 바꿨음. 순간의 판단 미스를 빠르게 정정하는 건 역시 경험이 쌓여야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그나저나 엔진 교체 문젠 진짜 상세한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차들 페이스 감안하면 원투피니시 가능 여부는 솔직히 장담하기 힘들었다 보지만, 생각보다 보타스 초반 페이스 안 나온 게 의아한. 지나고 나면 <그땐 왜 안 그랬어> 이야기하기 쉬운데 ... 그건 지나고 났으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기도 해서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었겠거니 합니다. 브래클리 팀이 제게 쌓은 신뢰가 은근 있나봐요? 그나저나 드라이버들이 그간 워낙 잘해준 게 있다 보니까 이 팀은 판단할 때도 그 부분을 (특히 올 시즌 들어서는 좀 너무)믿는 게 아닐까 하는 때가 있음.
RBR: 여기도 솔직히 차 믿고 드라이버한테만 맡긴 거 아니냐....? 싶었는데(페레스 핏스톱 말아먹은 것도 그렇고) 막판 인터미디엇 판단은 괜찮았습니다. 아직까진 드라이버가 피트월 판단 믿을 수 있단 얘기죠. RBR이 페라리에 비해 확실히 앞질러 나가는 부분이라면 이런 것 .... 인터미디엇 교체 타이밍이 그 잠깐 차이였는데 큰 결과 차이를 냈다. 챔피언십 가져가는 드라이버들은 <그런데 이걸 해냄> 모먼트가 꼭 한 번 이상은 있는데 맨 뒤에서 출발해 p2까지 간 베르스타펜 오늘 그에 거의 근접했다고 봅니다. 팀의 판단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드라이버가 해낸 부분도 상당했기 때문에.
맥라렌: 차량 특성이나 드라이버 스타일 감안해 리카도의 소치 페이스에는 큰 기대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운영 잘 해 주어서 오 이 집 오늘 어쩌면.....???? 하는 기대 갖고서 보았음. 어쨌거나 p4 마무리, 좋았습니다. 리카도 핏스톱 조금만 더 좋았어도 레이스 중후반 흐름을 더 좋게 바꾸었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쉬움. 이 막판 대환장쇼를 봐 ... 노리스 쪽 인터미디엇 교체 타이밍 아쉽긴 한데, 그 상황에 드라이버가 패닉하지 않기도 어려운 레벨이었어서(그게 됐으면 노리스가 진작 이 시즌 챔피언십 컨텐더였을 것). 앞으론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여기서 더 욕심 부리는 건 무리였다. 막판 인터미디엇 교체 타이밍 정말 순간의 판단이 순위를 휙휙 뒤집은 만큼, 핏스톱이 그 때 안 꼬인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습니다.
페라리: 피트월 모르겠음. 드라이버들은 잘 했음. 끝.
알핀: 여기도 드라이버 경험이 큰 몫 하고 있다는 느낌. 르노 시절부터 쌓인 극단적인 타이어 전략(.....)을 어떻게든 극복하는 느낌. 아직 차는 좀 애매한데 이쪽도 내년 궁금해지는 집.
윌리엄스: 우린 생각이 없음 ㅋ(*농담) 모드로 시작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 러셀의 초반 방어 좋았습니다. 라티피도 기대 이상으로 해 주고 있어서 내년 궁금해지는 집 (2)
알파타우리, 알파 로메오, 하스: 님들은 왜 그러고 있어요.
세대교체의 기운을 느낀 한편, 아직까지는 쉽지 않겠구나 싶으면서도 또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여러모로 대환장 주말이었습니다. "다음 세대"드라이버들의 빗길 판단,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이건 정말로 경험으로 배울 수밖에 없는 거라서. 소치가 이렇게 흥미진진했던 게 얼마만인지요.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은 메르세데스의 33포인트 차 리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은 해밀튼의 2포인트 차(!) 리드입니다. 이제 남은 그랑프리는 일곱. 과연 올 시즌 챔피언십은 어디의 누구에게 가게 될까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경쟁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