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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그랑프리 잡담/season 2021

2021-03-12~14 / 2021 프리 시즌 테스팅, 그 외 이것저것

by p 2021. 5. 5.

모여봐요 탈것들의 난장판

격조했습니다. :) 탈것경주 철이 돌아왔는데도 일이 바빠서 한동안 이 블로그 업데이트할 틈이 없었네요. 그 사이 F1 2021년 시즌도 3라운드를 마치고 나름 접전 중입니다만은, 이야기를 하려면 개막할 때부터 쭉 시계열 순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여기 - 프리시즌 테스팅 시점 - 서부터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Covid19 사태 영향으로 지난 시즌을 혼란 속에 간신히 치러내고서 맞이하는 2021년이지요. 역병 시국의 여파랄 것도 없이 본편(?)이 지속되고 있는 마당에 무슨 탈것경주냐, 싶지만 그래도 네 바퀴 탈것들은 올해도 달립니다. 그것도 가장 많은 그랑프리들을 끼운 달력을 들고 왔고 말이지요. 이 중 얼마나 제대로 열 수 있을지는 5월 첫주 시점인 지금까지도 애매합니다만은. 아래에 붙여 둔 시즌 전 발표한 그랑프리별 타이어 선택지 안내가 무색하게, 그 사이 캐나다 그랑프리가 취소되고 그 자리엔 터키 그랑프리가 다시 들어왔습니다(이스탄불 파크 개최 예정). 시즌 후반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시즌 캘린더 겸 타이어 선택지 사전 공개(일단은)

몇 가지 규정 변화가 있었고 - 라고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니까 뭔가 많았네요.

 

우선, 간판을 바꿔 단 팀이 두 곳 있습니다. 레이싱 포인트 → 아스톤 마틴, 르노 → 알핀Alpine. 팀의 확고한 안내 의지에 힘입어 저도 알핀으로 적기로 합니다. 드라이버 이적 시장은 지난 시즌 잡담에서도 간간이 이야기했다시피 제바스티안 베텔이 페라리에서 아스톤 마틴으로 옮기면서 공석은 맥라렌에 있던 카를로스 사인스 주니어가 채웠고, 다시 그 맥라렌의 빈 자리는 르노에서 다니엘 리카도가 옮겨왔으며, 르노(이제는 알핀)의 빈 자리에는 페르난도 알론소가 돌아왔어요. 하스는 두 드라이버를 모두 자르고(...) 믹 슈마허 - 라스트네임에서 알 수 있듯 그 댁 아드님인데 리더보드에도 SCH가 아닌 MSC로 올리기로 했더라고요 - 와 니키타 마제핀을 앉혔고요. 레드불 레이싱에서는 알렉산더 알본을 테스트 드라이버로 밀어내고(그간의 RBR 행보를 보면 사실상 자른 셈) 그 자리에 세르히오 페레스를 앉혔고, 알파타우리의 다닐 크비앗 자리에는 츠노다 유키가 들어왔습니다. 

 

운영 측면에서는 근래 사실상 바르셀로나의 까딸루냐 서킷 고정이었던 시즌 전 테스팅(이하 프리시즌 테스팅) 일정이 바레인 사키르 서킷에서 3일 일정으로 1회 열리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보통은 3일 일정으로 2~3회 열렸었는데 아마도 비용과 물류 문제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안 그래도 코스트 캡 도입 첫해인데다 역병 시국이라 물류 문제는 헬일 테니 이해할 만도 합니다. 

 

레이스 시작 시간도 정시 +10분에서 다시 정시 시작으로, 무엇보다(!) 연습주행 1, 2회차(=FP1, FP2)가 90분에서 60분으로 세션 길이 단축이 이루어진 걸 주목할 만 합니다. 스프린트 레이스 비슷한 100Km짜리 퀄리파잉 세션(?)이 시즌 중에 세 차례 정도 시범 도입된다고도 하고요. 실버스톤, 몬차, 인터라고스로 예상되는데 거긴 이런 거 추가 안 해도 원래 재밌는 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남아 있어서 테스트 베드로 적합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 참, 세이프티 카로 메르세데스 AMG GT R 말고 아스톤 마틴 밴티지도 들어왔습니다. 그간 이십 년 이상 SC 하면 메르세데스 독점이었는데 다른 브랜드가 들어오니 낯섦 반 반가움 반입니다. SC 드라이버는 그대로 베른트 마이랜더Bernd Mayländer. 

 

기술 규정 측면에서는 메르세데스가 2020시즌에 들고 나왔던 Dual Axis System 이른바 'DAS' 금지, 팀들 모두 차량 다운포스를 줄이기로 합의한 데 따른 플로어 디자인 규정 변경, 내년 있을 대규모 차량 규정 변화에 앞서 2025시즌까지 파워유닛 디자인 동결이 있었습니다.

 

3라운드까지 치른 시점인 플로어 문제는 지금 와서는 메르세데스를 노린 규정 변화 아니었냐는 말이 무색하게 아스톤 마틴이 제일 큰 타격을 본 것 같고, 파워유닛 동결은 RBR에 제일 유리한 것 아닌가 싶네요. 그 외에도 차량 최소 무게 규정 변화라거나 다른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자세한 이야기와 중요한 포인트는 F1 공식 웹사이트에 적절한 그림들과 함께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까 저는 넘어가기로 합니다. :) 

 

프리시즌 테스팅에서는 보시다시피 RBR 계열이 준수한 기록을, 메르세데스는 첫날 여러 가지 문제로 귀중한 시간 손해를 보며 약세를 보였습니다. 물론 최근의 메르세데스가 워낙 메르세데스였기 때문에 테스팅에서는 힘을 숨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상당했지만, 마일리지 측면에서도 상당부분 손해를 봤기 때문에 전 그렇지 않다고 보고요. 윌리엄스는 여전히 하위권입니다만 그래도 전보단 좀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맥라렌은 오랜 gotong의 시간을 지난 시즌부터 슬슬 벗어나는 것 같은데, 역시 믿고 달아 보는 터보 하이브리드 시대의 메르세데스 파워 유닛인가 싶을 정도네요. 그렇다기엔 또 '핑크 메르세데스' 논란을 일으켰던 아스톤 마틴이 영 맥을 못 추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연료량이나 타이어부터 시작해서 셋업 차이가 분명히 있는 만큼 프리시즌 테스팅 기록만으로 한 시즌 차량 퍼포먼스를 예상하는 건 사실상 큰 도움은 안 됩니다만은, 적어도 상위권 격차가 예년보다는 줄어든 것 같아 보인다는 점에서 올해 챔피언십 싸움을 기대해 보는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 꽤 되는 것 같아요. 올해는 정말로 RBR의 해가 되나 싶기도 하지만, 캘린더는 길고, 레이스는 체커드 플랙 뜰 때까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입버릇처럼 '일단은 지켜본다' 고 하게 되네요. 

 

그럼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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