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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그랑프리 잡담/season 2020

2020-11-29 / Round 15: 바레인 그랑프리 - 사막에서 생긴 일

by p 2020. 12. 27.

2020시즌 막판 3연전 잡담 그 첫째입니다. 바레인 사키르 서킷에서 두 번, 아부다비의 야스 마리나 서킷 - 2009시즌쯤부터 시즌 마지막 경기 고정이다시피 한 그곳 - 에서 열렸지요. 이번에도 바빠서 많이 늦어진 바람에 거의 한 달 지나서 이야기하게 되네요. 기록지들과 함께 시작합니다. 

 

제가 월말+연말에는 워낙 바쁜 바람에 FP1, 2는 대략 기록지만 체크했습니다. 무난한 FP1과 다음 시즌 타이어 테스팅 들어간 FP2 모두 이렇다 할 특이사항 없이 마무리. FP1에서 소화한 랩 수가 좀 많단 느낌이었네요, 알파 로메오는 오랜만에 로베르트 쿠비차를 앉혔고 윌리엄스에서도 조지 러셀 자리에 로이 니사니를 태웠습니다. 후자는 재정 문제 때문같았습니다만. 이미 한참 전 업데이트 그만두고 다음 시즌 준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지만 메르세데스는 메르세데스, 꾸준히 좋은 기록 보여 주었고요. FP3에서 RBR의 베르스타펜 차 리어 윙 문제가 있던 것 같지만 퀄리파잉 전에 수습한 모양이었습니다. 르노가 올라오나 하면 맥라렌이 더 올라온다든가 하는 모습들로 보아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3위 경쟁은 정말 끝의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퀄리파잉 세션 시작. 관중 없는 서킷에 조명 켜니 분위기가 초현실적이더군요. 대체로 무난하게 시작한 가운데 Q2 체커드 플랙 약 9분 10초를 남기고 맥라렌의 사인스 차가 턴 1에서 서 버리는 바람에 -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문제였던 모양입니다 - 레드 플랙 소환, 세션 재개 후 나머지는 상당히 빠듯하게 나머지가 진행되었습니다. 해밀튼이 Q2에서 1분 27초 586으로 트랙 레코드를 깬다든가 하는 메르세데스적 마무리 .... Q3에서 모두 새 소프트 신고 나와서는 해밀튼도 조금 더 기록을 줄이는 데 성공, 작년 폴이 1분 27초 866이었는데(페라리의 르클레르) 올해 폴은 1분 27초 264로 거의 0.6초를 당겨 냈습니다. 명불허전이죠. 보타스도 조금 더 기록을 당겼지만 폴에는 못 미쳤고, 둘째줄은 RBR 드라이버들이 가져갔습니다. FP2 때 차를 해먹었던 알본이 퀄리파잉 p4를 가져간 것도 대단하지요. 팀메이트 기록 +0.596인 건 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도요.

 

레이스 스타트를 앞두고 p12의 르클레르가 하드를, p15의 사인스가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해서 놀라기도 잠시, 포메이션 랩이 좀 빠른가 싶었는데 막상 그렇지도 않은 정시 시작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채 한 섹터를 못 가고 레드 플랙, L1/57 그로쟝. 

 


이 잡담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쯤은 다들 알고 계시지요, 그 사고. 턴3 지나고 나서 직선 구간 - 방호벽 들이받고 리타이어, 였는데 드라이버가 바로 차를 빠져나왔다고는 하나 화면에 잡힌 사고 현장 모습은 정말 기겁하게 되더라고요. 리플레이로 나와서 좋을 장면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카메라가 그쪽을 안 잡으면 또 좀 무섭단 말이죠. 메디컬 카에 탄 모습 나와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편이 사고 구간 보여 주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더 안심 되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크래시와 함께 불길 확 오를 때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요. 서바이벌 셀이 이름 값 했지요. 배리어에 콕핏 박히다시피 한 것 보고 기겁했습니다. 헤일로가 이번에도 사람 살렸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 시점에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 F1 차 안전 규격 검사는 더 빡빡해질 것 같습니다. 2022 규정변경에 그 부분 반영된다 해도 그러려니 할 것 같은 사고였기도 했고요. 

여튼, 중계에 한 번 나오면 두고두고 반복되기 십상인 사고 장면 봐서 좋을 게 뭐 있다고 그렇게들 찾는지 모를 일입니다. 필요하다면 안전 문제 관계자들이 보고 수정하면 될 일이죠. 일반 관객한테까지 보여줄 화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중계에서도 (제 기준에서는)좀 과하게 리플레이를 보여 주더라고요. 스타트 직후여서 메디컬 카가 바로 뒤에서 따라가고 있던 상황이었던 점도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메디컬 카 드라이버가 Driver of the day를 가져갔어야 했던 날이 아니었나 합니다. 

L3/57 리스타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트롤 차가 뒤집어지면서 SC 소환. 알파타우리의 크비앗하고 부딪힌 다음에 뒤집힌 것 같았는데, 무슨 안전 규정 테스트도 아니고 그대로 레이스 끝냈으면 싶은 밤은 또 오랫만이더군요. 여하튼 L8/57 SC 해제, L11/57 DRS 활성화 이후로는 그럭저럭 평소의 바레인 야간 레이스같은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L12/57에서 사인스가 르클레르를 추월한다든지 하는 - 내년에 팀메이트가 될 사이인 걸 감안하면 여러모로 더 - 재미있는 모습도 나왔고요. 

해밀튼은 매끄럽게 레이스 리드를 이어 갑니다. 베르스타펜을 거의 가지고 노는 수준으로 페이스를 조정하며 달린 끝에 하드 신은 베르스타펜이 14랩만에 핏하게 만들고 L35/57, 그렇게 해밀튼이 들어갔다 나와도 될 만큼 RBR이 인터벌을 벌어 주게 되면서 L36/57 해밀튼 핏. 리드 유지하고 타이어는 하드로 가져갑니다. 그 밤의 답은 미디움-미디움-하드였던 모양이죠(저는 미디움-미디움-소프트를 예상했었는데). RBR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모양으로 3스톱째, 미디움으로 갈아신고 나왔습니다만 L47/57 해밀튼 입장에서는 덕택에 인터벌을 27초 이상 벌게 된 셈, 패스티스트 랩 욕심을 낸다면 한 번 더 핏스톱을 가져가도 될 상황이었습니다. 막판에 알본이 쭉쭉 밟아 올라오는 사이 L55/57 레이싱 포인트의 페레스 차가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연기를 뿜으며 옐로 플랙. 이어 세이프티 카가 나옵니다. 아마도 엔진 블로였던 것 같아요. SC와 함께 체커드 플랙. top 3는 해밀튼, 베르스타펜, 알본. 

 

 

노리스 p4, 사인스 p5로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순위는 일단 맥라렌이 3위를 조금 더 굳혔습니다.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순위는 5위 밑으로는 어째 고만고만하네요. 이번 시즌 안에 러셀이 포인트피니시를 했으면 좋겠지만 정말 그 1포인트가 쉽지가 않습니다. 곧바로 다음 주, 이번에는 같은 서킷의 "바깥쪽"을 쓰는 사키르 GP입니다. 이 시점에는 모두 결말을 알고 있는 그 사건 사고들 과연....! 마저 정리해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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