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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그랑프리 잡담/season 2020

2020-12-06 / Round 16: 사키르 그랑프리 - 사막에서 생긴 일 #2

by p 2020. 12. 27.

평년같았으면 진작에 시즌 끝나고 FIA 시상식 했을 즈음인 12월 첫 주말, 아직도 두 그랑프리를 남겨두고 있는 2020년입니다. 앞서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사고를 겪은 로맹 그로쟝이 한 경기 불참하면서 하스의 빈 자리에 피에트로 피티파우디가 앉게 되었는데요.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격리에 들어가 사키르에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빈 자리에 누가 들어가게 되었냐 하면, 

 

Geoooooooooorge

윌리엄스의 조지 러셀 - 네, 메르세데스 영 드라이버이기도 했으니까요 - 을 올리는 강수를 둡니다. 리저브 드라이버로 와 있던 스토펠 판도르너(....라고 쓰는 게 맞는지 늘 헷갈리는 벨지안 이름) 입장에선 아쉽게 되었습니다만은. 그렇게 윌리엄스에도 한 자리가 비게 되고 그 자리에는 잭 에이켄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시즌 막판에 이렇게 데뷔를 하게 됩니다. 바레인 '바깥쪽' 서킷은 안 그래도 레이아웃이 끝내주기 때문에 뭐가 되었든 되는(?!) 곳이리라는 느낌 속에서 그랑프리 주말을 시작합니다. 앞서 사고 났던 자리 부근 배리어는 보강한 모양이고요. 

 

예상은 했지만 한 바퀴가 정말 1분이 채 안 나오더라고요. 인스톨레이션 랩 시작했나 하면 끝나 있을 정도. FP1에선 다들 처음 달려 보는 곳이라 그런지 기록 내기보다는 길 익히는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작하자마자 1분대가 꺾이는 정도였으니 과연 F1.  

 

 

조지 러셀에 대한 hype가 워낙 굉장했던 주말인만큼, 당시의 트위터 메모를 발췌해봅니다.

 

아무리 처음 타는 트랙 + 신체적으로; 안 맞는다지만 일단은 메르세데스인데 hype에 비해서는 러셀 아직은 그다지. 이른 판단같긴 하지만. 보타스가 좋은 드라이버임을 새삼 느낌. 하긴 데뷔적부터 3년차같은 안정감 보여 준 드라이버였다. 0.5초 안쪽으로 들어오면 모르겠으나 1초차는 좀. F1 차 처음 타 보는 에잇켄도 팀메 +0.5초 정도 페이스 초반부터 뽑고 있는데. 뭐 진짜 페이스는 토요일 일요일 보면 알 일이고 ㅇㅇ 금요일 초반 삼십분 봐서는 이런 느낌이란 이야기. 알본도 팀메이트인 베르스타펜 대비 +0.5~0.7 꾸준한데 베르스타펜이 빠른 드라이버긴 하지만 이거 좀 그렇다; 오래 보고 싶은 드라이버니까 잘 좀 해봐. 영 드라이버 프로그램 출신들에 대한 (가끔은 지나친)기대들은 다 초기 아웃풋들 중에 해밀튼이랑 베텔 같은 케이스가 나와 버리는 바람에...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튼 지금 FP1에서 재밌는 기록은 러셀 쪽보다 에잇켄이라는 거... 처음 타는데 팀메이트 +0.4초 정도고 마찬가지로 처음 타보는 다른 드라이버 대비 -0.6초. 솔직히 이번 시즌 하스가 아무리그래도그렇지 윌리엄스보단 빠르지 않았냐?? 그런데도 에잇켄이 피티파우디보다 빠르다고요. 흠터레스팅한 포인트라고 봐. 여기까진 초반 감상이었고 제대로 된 숏 런 페이스는 역시 퀄리파잉 세션을 봐야 알 것 같으며... 롱 런 페이스는 아이고저는체크고뭐고일단좀자야겠어요.

그 외의 사소한 포인트로는, 메르세데스와 빨강 뚜껑의 조합에 다른 드라이버가 자꾸만 생각나더라는 정도. :P 그리고 이번 바레인(2) 의 한국 기준 일정은 정말 소화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방금 발췌한 메모에도 있지만 정말, 보기 힘들었어요. 피곤해서. -_-; 

 

퀄리파잉 세션 최고 관심사는 44번 차였던 63번 차지 싶었지만, 그저 모두의 무사고 안전운전을 바라며 토요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전 주에 너무 놀랐었기 때문에. 그로쟝 웃으며 패독 돌아다니는 모습 비춰 주니 그나마 다행이구나 싶더라고요. FP3 극초반 란도 노리스의 기록에 기뻐하기도 잠시역시 또 메르세데스가 빠른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이쯤 되면 이따가 퀄리파잉에서 기록을 어디까지 당겨낼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깜빡 잠들었다가 Q2 시작할 때 깼는데, 메르세데스나 RBR의 Q2 미디움은 그러려니 했지만 페라리의 미디움은 시즌 막판까지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RBR의 알본이 p12로 Q3 탈락, 베텔보다 근소하게 나은 정도 기록이던데 아무리 알본이 요새 처진다 해도 RBR 타고 있는 드라이버에게서 요즈음의 페라리 급 페이스는 좀 우려되더군요. 이듬해 시트 확정된 상황도 아니어서 더요. 퀄리파잉 top 3는 보타스, 러셀, 베르스타펜. 예의 그 얼굴들(?)이라면 얼굴들인 셈인데 p2의 러셀과 p4의 르클레르(!)가 흥미로운 기록들을 냈습니다. 그 외엔 의외로 그냥저냥했던 세션이기도. 한 주 전에 좋은 모습 보였던 맥라렌 드라이버들이 처지는 모습 보기는 좀 아쉽더라고요. 

 

레이스 시작 전 타이어 선택은 메르세데스들의 경우 미디움, 그 뒤로 쭉 소프트, p11 오콘부터 다시 미디움, p15 마그누센이랑 p16 라티피 소프트고 p17 에잇켄이랑 p18은 미디움. 노리스 p19인데 대뜸 소프트. 

스타트 리플레이 보니 조지 러셀의 스타트가 좋았고 그 이점을 그대로 첫 코너 이후로도 가져갔더라고요. 첫 랩 시작하자마자 르클레르와 베르스타펜이 턴 4쯤에서 나란히 퇴근하는 바람에 세이프티 카 소환, 정말이지 아이고 상황이었습니다. 베르스타펜은 피하려다 그대로 배리어 행, 그런데 르클레르는 어쩌다 그랬는지. 하여간 둘이 똑같아요. 그 와중에 p19 스타트한 노리스는 p10까지. L6/87 SC 해제, 사키르 바깥 서킷은 의외로 아차하는 사이에 간격 벌어지는 곳이던데 노리스는 L20쯤까지 그럭저럭 잘 막아내는 편이었습니다. 랩 수는 어마어마해도 한 바퀴가 짧아 진행은 빨라서 금방 L46/87, 여기서 러셀이 핏스톱하면서 하드로 갈아신었고요. 

문제는 L62/87 두 번째 SC, L63/87에서 메르세데스가 두 드라이버 모두를 불러들였습니다만 이 핏스톱에서 말 그대로 처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러셀에게 보타스의 타이어를 잘못 신겼고 - 보타스 차는 차대로 브레이크 과열 상태였던 모양이며 - 그래서 러셀은 다시 들어와서 갈아신어야만 하는 상황(*페널티 가능성 있었음). 결과야 어떻든 세꼭지별 디브리프는 분위기 죽음이겠지 싶었네요. 그 사이 첫 랩 사고에서 p18까지 순위가 떨어졌던 레이싱 포인트의 세르히오 페레스가 p1까지 올라갑니다. 

L72/87까지만 해도 러셀이 포디움 한 자리를 확보할 것처럼 보였지만, L78/87에서 리어 레프트 펑처로 다시 핏. 타이어를 갈아신고 나와 분노의 패스티스트 랩 모드로 꾹꾹 밟아 달리기 시작했지만 남은 랩 수가 너무 적었죠. 그래도 W11은 W11이어서, L83/87에선 p12, L84/87에선 p11, L86/87에서 p10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합니다. 체커드 플랙, 레이싱 포인트의 페레스 우승 + 레이싱 포인트 더블 포디움. 포디움에는 페레스, 르노의 에스테반 오콘, 그리고 스트롤이 올라갑니다. 사인스 p4, 노리스 p10, 보타스 p8, 러셀 F1 커리어 첫 포인트피니시(p9) + 패스티스트 랩. 

 

미치고 팔짝 뛰는 3위 경쟁

 

무난하게 메르세데스 원투피니시가 될 것 같았던 GP였지만 역시 레이스는 체커드 플랙 뜰 때까지 모를 일이죠. 러셀도 어찌어찌 첫 포인트피니시를 해내긴 했습니다만 포디움에서 저 멀리, 그것도 메르세데스 W11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이렇게 쓰게 되네요(안 맞는 차에 급히 타서 달린 것치고는 사고 안 난 것만 해도 어디냐 싶기도 합니다만은). 보타스도 보타스대로 아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곤란한 건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3위 경쟁중인 팀들로, 레이싱 포인트가 더블 포디움 피니시를 하면서 마지막 레이스를 앞두고 10포인트를 앞서갑니다. 정말로 끝의 끝까지 모를 일이 되어버린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3위 .......... 결정은 그 다음 주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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