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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5 / Round 01: 바레인 그랑프리 - 바란 것과 받은 것 F1 2023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개막전 바로 전 주 딱 사흘만 진행된 프리시즌테스팅에서부터 예상된 레드불 레이싱(RBR) 우세는 예상대로였어요. 아스톤 마틴이 페라리나 메르세데스보다 앞서거나 그에 준할 것이라는 예상도 단순한 분위기 띄우기 수준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한 첫 레이스 주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상위권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 오히려 RBR 리드는 더 벌어진 느낌 - 어쨌거나 중하위권 경쟁은 제법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점에선 아주 약간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볼 수 있었을지도요. 어쩐지 씁쓸한 톤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것 같다면, 네 맞아요, 제가 오랫동안 지켜본 팀이 그 '순위 흘러내린 집' 중 하나이기 때문도 있습니다. 기록들 붙여 놓고 시작할게요. 금요일에 한껏 기대.. 2023. 3. 8.
2022시즌이 끝난 뒤, 2023시즌 시작을 앞두고 F1의 2022시즌은 V6 터보 하이브리드 시대에 접어든 이후 아마도 가장 큰 기술규정 변화를 맞이한 해였습니다. 여느 해와 같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일어날 일들은 일어났지만 그게 꼭 바라던 바와 맞아떨어지지는 않았었네요. 레드불 레이싱(이하 RBR)이 2013시즌 이후 처음으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과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모두를 거머쥐는 동안 야스 마리나 2021도, 2021시즌 도입된 예산 제한 규정도 바닥깔개 아래로 밀어넣은 먼지처럼 묻혔습니다. 적어도 밀어넣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밀어넣었음을 기억하는 저같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저는 늦었지요. 시간, 그것도 소수점 아래 세 자리 - 천 분의 일 초 단위 - 를 다투는 "스포츠"를 두고 한 해가 끝나고서야 "잡.. 2023. 3. 2.
2021-12-13 / Round 22: 아부다비 그랑프리 - 체커드 플랙 "자격이 있는", "그럴 만 한" 같은 이야기는 대상보다 그 이야기를 꺼낸 화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야스 마리나 이후 deserved라는 영문 표현만큼 저를 피곤하게 만든 것도 드물 거예요. 이 표현이 새롭게 탄생한 드라이버 챔피언에게 그렇게까지 자주/많이/되풀이해 쓰이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축하보다도 그 "합당함"을 간접-증명이라도 해야 한다는 듯이 말이지요. 이것은 전적으로 레이스 디렉터 마이클 마시의 문제 때문입니다(그 또한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만은). 평소같으면 서킷 맵과 기록지들을 쭉 늘어놓고 각 세션들에 대해 이야기했겠지만, 이번 시즌 최종전은 좀 달랐지요. 그러니 기록지들은 그야말로 '기록'으로 남겨 두고 아래에서 이야기를 이어 가겠습니다. 포뮬러 .. 2021. 12. 31.
2021-12-06 / Round 21: 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 - 원점 아닌 원점 시즌이 마무리되고 난 이제서야 적는 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 이야기입니다. 올해 캘린더에 새로 들어온 곳이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도. 서킷 레이아웃부터가 참 심란한데다 거의 개최 직전에야 완공되다시피 하는 바람에 사고 우려가 컸고, 아니나다를까 아랫시리즈 - 특히 F2 - 에서 큰 사고가 나는 바람에 내내 심란했던 주말이기도 합니다. 챔피언십 1위 경쟁이 근 십 년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유례가 없을 정도로 격화된지라 더 걱정되는 것도 있었고요. 야간 레이스였던 바람에 한국에서 보긴 시간대 난감했던 것까지 참, 이래저래 시작 전부터 긍정적인 쪽보다는 부정적인 쪽들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었네요. 윌리엄스 팀 설립자 프랭크 윌리엄스 경이 타계하기도 했고. 탈것경주의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이자 업계의 "어른"이시다보니.. 2021. 12. 29.
2021-11-21 / Round 20: 카타르 그랑프리 - 먹은 것과 막은 것 11월 3연전 그 마지막, 카타르 그랑프리입니다. 로사일 서킷은 MotoGP에서는 개막전 무대가 되기도 하는 곳이라는데 F1에선 이번이 처음이네요. 처음 찾는 곳이 으레 그렇듯이 이런저런 예측들이 오가는 가운데 기술적인 이야기들도 오갈 만 했으나 - 좀처럼 트랙워크 안 하는 드라이버들도 목요일에 나와서 둘러볼 정도였으니까요 - 바로 앞 주말, 인터라고스에서 워낙 별 일들이 다 있었다보니 그 여파가 남은 채 그랑프리 주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사이 맥라렌 팀 아우디 피인수 루머로 잠시 떠들썩할 뻔 했던 건 덤. 조용할 날이 없는 시즌 막바지군요. :P 서킷 모양새가 모양새다보니 헝가로링같은 추월 안 나올 곳이 될 줄 알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또 다르더군요. 트랙 컨디션도 위치와 바람 영향으로 모래먼.. 2021. 12. 1.